제목 ‘민원폭탄’ 입주민 1명에 경비실 증축 무산
조회수 432 등록일 2020-11-05
내용

1000여건 3년간 ‘반말’ 민원문자
입주민 B씨 밤낮 없이 민원…소장 정신과 치료받기도
관청에도 민원 넣어 경비실 철거・사무소 지하 이전 위기
경기도 남양주시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달 6일 관할관청으로부터 2003년에 무단 증축한 경비실 7곳과 관리사무소(2003년 전까지 지하에 위치)를 원상복구하라는 시정명령 사전통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2003년 이전으로 되돌려놓지 않으면 건축법상 이행강제금 또는 공동주택관리법상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는 상황. 
이는 입주민 B씨가 관할관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비롯됐다. 아파트 관리주체가 입대의 의결과 관할관청의 행위허가 절차를 거쳐 협소한 경비실을 자체 개보수공사를 통해 증축하려고 하자 이를 반대하고 나선 B씨가 2003년도에 무단 증축한 사실을 알아내 관할관청에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큰 문제는 관리사무소. 이 아파트 입대의 회장은 “경비실도 문제지만 현재 1층에 있는 관리사무소가 더 문제”라며 “지금 관리사무소를 철거하고 다시 2003년 전에 있었던 지하로 옮겨야 할지, 아니면 적발될 때마다 이행강제금을 부담해야 할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로 인한 피해는 입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경비실 증축 민원은 단적인 사례다. 사실 이 아파트 C관리사무소장을 비롯한 관리직원들은 입주민 B씨의 잦은 민원 제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A아파트 ‘민원접수 처리대장’에는 입주민 B씨의 민원으로 가득했다. B씨는 2018년도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관리사무소에 방대한 양의 각종 정보에 대한 공개를 반복적으로 청구했으며, 수시로 다양한 민원을 제기해왔다. 

입주민의 부당간섭, 법으로 처벌 못하나

업무 지장 초래하는 비상식 민원
“B씨 행동 단지 위함인지 의문”
지자체에까지 도움 요청했지만 
“법조항 없어 해결방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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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실에 못 들어간 냉장고. A아파트 경비원은 경비초소가 협소해 냉장고를 밖에 두고 사용하고 있다. 비나 눈에 노출될 경우 안전도 우려된다. 경비초소와 냉장고 사이 공간은 최근 증축을 하려 했던 곳. 하지만 한 입주민의 민원으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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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주민 B씨가 C소장에게 3년 동안 보낸 문자메시지는 1,000여 건 이상이다.

C소장은 3년째 입주민 B씨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입주민 B씨는 C소장에게 휴일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반말’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C소장이 그동안 B씨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는 1,000여 건. 지난 4월 C소장은 정신과에서 ‘불안, 우울감 동반한 적응장애’ 진단까지 받았다. 

C소장은 “아침, 점심, 저녁으로 출근은 제때 했는지, 점심시간은 지키는지, 퇴근은 언제 했는지 등을 감시하는 것 같다”면서 “또한 각종 정보공개 청구와 온갖 민원 제기로 관리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으며, 직원들 스트레스도 이만저만 아니다”고 토로했다. 

경리직원의 경우 B씨와 직접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스트레스는 더욱 심각하다. 소장과 마찬가지로 B씨로 인한 우울증 등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기도 한 경리직원은 2018년도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당시 정보공개를 신청하러 온 B씨가 직원들에게 ‘나 입주민이다’ ‘말대꾸하지 마라’며 처음부터 엄포를 놨다고 떠올렸다. 

이 아파트 관리주체는 긴급 보수 등으로 인한 수의계약과 관련해 K-apt에 즉시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이 또한 B씨의 민원 제기에 따른 것. C소장은 “아파트 게시판에 모두 공개한 사항을 K-apt에 즉시 올리지 않은 걸 어떻게 찾아냈는지 B씨가 관할관청에 민원을 제기해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며 “현재 일부 사정이 반영돼 120만원으로 감액됐으며 ‘K-apt에 뒤늦은 낙찰자 공개가 고의가 아님을 확인하며 선처해 달라’는 입주민들의 탄원서 등을 제출해 이의제기를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방화문과 관련해서도 B씨가 소방법 위반으로 민원을 제기해 개보수 비용 등으로 약 1,500만원을 지출했다고 덧붙였다. 

위탁관리업체 측은 “B씨가 근거 없이 소장 비리를 주장하거나 관리사무소에 가서 직원들이 일할 수 없을 정도로 매번 복사를 요구하고, 계속 집요하게 민원을 내고 있다”며 “그 한 명 때문에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비용이 너무 많은데 B씨의 행동들이 단지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동대표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B씨 가족과의 만남까지 추진했지만 사실상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니 답보상태”라고 안타까워했다.  

입대의 회장도 혀를 내둘렀다. 입주민 B씨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 B씨의 행위를 ‘갑질’로 간주한 회장은 “B씨가 관리사무소에 찾아와 소장과 직원들을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동대표들과 함께 수차례 B씨 집을 방문해 면담을 요청했지만 B씨는 ‘동대표들과는 할 얘기가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며 “지자체에도 도움을 요청했으나 해결방법이 없다”고 허탈해했다.

한편 입주민 B씨의 의견을 듣기 위해 C소장을 통해 기자의 연락처를 전달했지만 전화는 오지 않았다. 

 

"일 잘하는 소장" 입대의 회장 입주민들 증언

입대의 회장은 “2017년 7월에 이곳에 부임한 C소장은 솔선수범해 업무에 임하고 있고, 특히 비용절감을 위해 직원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사항은 외부 용역을 주지 않고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등 아파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오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C소장은 그동안 ▲입주민들의 협조 속에 지자체의 ‘수도조례’ 개정을 촉구, 26년 된 녹슨 수도배관을 시의 지원(4억1,250만원)을 받아 전체 교체(50% 자부담) ▲급수펌프를 고가수조방식에서 부스터방식으로 전환 ▲CCTV 개보수 통한 사각지대 최소화로 범죄 예방 ▲메탈램프 가로등을 LED가로등으로 전면교체, 공용부분 형광등을 LED로 교체해 에너지절감 ▲시 지원으로 동별 출입구 낡은 계단과 비좁은 장애인램프 화강석으로 개보수 등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 
회장은 “C소장이 부임하기 전 근무했던 소장들의 근무기간은 길어야 1년이었고 C소장이 와서  안정적인 관리업무를 해오고 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사사건건 딴죽을 거니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대다수 입주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B씨는 단지에서 유명(?)했다. D(남・50대)씨는 다른 동에 거주하고 있지만 ‘민원인’ B씨에 대해 꽤 많이 알고 있었다. D씨는 B씨의 행동들에 대해 관리사무소장을 비롯한 직원들에 대한 ‘갑질’이라고 단언했다.  
D씨는 “B씨의 민원 제기로 아파트가 입주민들이 살기 편한 곳으로 변하면 좋은데 오히려 그 민원들로 입주민들이 더 불편해졌다면 문제 있는 것 아니냐”며 “혼자 사는 곳이 아닌 공동주택에서 혼자만 관리사무소에 가서 갑질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소장이 입주민들의 편안한 주거환경을 위해 잘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B씨만 유독 사사건건 민원을 제기하면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비실 증축과 관련한 B씨의 민원 제기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D씨는 “경비실의 경우 냉장고 들어올 공간이 없어 밖에 놓고 사용하고 있다”며 “협소한 경비실을 조금이라도 늘려 잠깐이라도 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은데 결국 B씨 때문에 증축이 중단됐다”고 아쉬워했다.  
입주민 E(여・80대)씨도 “일 잘하고 있는 소장을 왜 그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며 “소장이 그 한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본지와의 인터뷰 당시 입주민 E씨는 B씨가 동대표 후보로 나왔다는 소식에 ‘아이고~’라며 탄식했다. “B씨가 동대표라도 되면 소장과 직원들이 더 골치 아프게 될 게 뻔하다”며 “그런 입주민이 동대표가 되면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B씨는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단독후보는 방문투표로 21~22일 진행)된 동대표 선거에서 해당 동의 단독 후보자로 출마했지만 입주민들의 반대(찬성률 26%)로 낙선했다. B씨 선거구 외에 단독 후보가 출마한 4개 선거구의 경우 해당 입주민들의 찬성률은 모두 95%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관리사무소에서 '소장 나가라' 삿대질

문서 찢고 고성…2시간가량 소란
B씨 ‘관리업무방해’로 벌금형 

입주민 B씨는 C소장에 대한 관리 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10월 1심 법원으로부터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패소했다. 지난달 23일 의정부지방법원 형사2부(재판장 신명희 부장판사)는 입주민 B씨의 항소를 기각, 1심 벌금형 선고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B씨는 선고 당일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B씨는 2018년 8월 6일 오전 10시부터 12시경까지 관리사무소에서 관리규약 개정에 대한 주민동의서를 열람하던 중 C소장이 주민동의서 내용을 메모하는 것을 제지하자 ‘소장 나가라, 당신은 내가 하는 일에 말도 시키지 말고 나가라’며 고성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며 종이를 찢어 던지는 등 약 2시간 동안 위력으로 C소장의 업무를 방해했다. 
아울러 같은 달 15일경에는 동 현관 입구에 게시돼 있는 ‘주민 의견 청취’ 안내문에 ‘초등 1학년도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드세요’ 등 수회 낙서해 재물손괴죄 혐의도 받았다. 같은 해 10월 18일경에도 ‘동대표 후보자 공고’ 게시물에 낙서했으며, 지난해 1월경에는 승강기 입구 게시판에 부착한 게시물을 떼어내 찢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촬영 동영상에 의하면 B씨가 C소장이 건네준 문서를 찢어 던지고, 수차례 고성을 지르며, 삿대질을 하며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치는 등의 장면이 확인됐다”고 인정했다. 
또한 “B씨가 손괴한 각 게시물은 관리 업무를 위해 생성된 것으로 그 명의인이 C소장에게 동대표 후보자 게시물의 게시를 위임한 선거관리위원회와 관리사무소”라며 “각 게시물의 소유자 및 관리자는 작성 종이가 누구의 소유에 속하는지 관계없이 C소장”이라면서 문서손괴죄도 성립한다고 봤다.

관리사무소에서 '소장 나가라' 삿대질

입주민이 소장에게 부당간섭해도
공동주택관리법엔 처벌 조항 없어
입주민 민원 타당성 검토도 방법
단지 자체적으로 대처방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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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란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관할관청에서는 지난달 14일 “관리사무소에 지속적으로 방대한 양의 자료를 열람·복사요청, 민원제기 등 업무에 피해를 주는 입주자에 대해 시정요청한 사항은 공동주택관리법령상 정해진 바 없어 행정청에서 강제하기 어려운 사항”이라고 회신했다. 
입대의 회장은 “공동주택관리법을 강화해 갑질 처벌규정이 생겼는데 입주민의 소장에 대한 갑질은 처벌수위가 없다”며 “입주민도 동대표에 버금가게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소장 역시 “공동주택관리법에 동대표나 관리주체에 대한 처벌은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데 입주민이 한 행위에 대해서는 제외돼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법무법인 산하 김미란 부대표 변호사는 “일단 법적으로는 부당간섭 배제조항의 수범자가 입대의로 명확하게 규정돼 있으니 일반 입주민의 경우는 위 규정의 수범자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입주민들이 저지르는 갑질도 상당하기 때문에 사실 입주자 등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했던 것으로 아는데 이번 개정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런 경우 업무방해 등 일반 형사범죄로 규율하거나 불법행위와 같은 일반 민사로 해결해야 하는데, 기존의 제도로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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