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재건축추진 준비위, 소송 당사자될 수 있나
조회수 660 등록일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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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석 법무법인 산하 대표 변호사

서울 K구 소재 E아파트의 일부 동대표와 구분소유자들은 ‘E아파트재건축추진 준비위원회’라는 명칭으로 2011년 경부터 E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을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었다.

준비위원회는 2016년 말경과 2017년 초경에 ‘재건축추진 준비위원회는 아파트 구분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구성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운영규약을 작성하면서 준비위원 명단과 준비위원회 구성 동의서까지 마련했으나 실제 구분소유자들에게 동의서를 배포한 적은 없었다. 

2017년 3월 22일 아파트 및 상가 전체 구분소유자 460명 중 120명이 모인 모임에서 B를 준비위원장으로 선출하는 결의가 있었고, 같은 해 4월 3일 B가 8명의 준비위원회 운영위원을 지명했고, 같은 해 11월 2일 B를 포함한 운영위원들은 3인의 운영위원을 추가 선출하는 결의를 했다.

이후 준비위원회는 2018년 4월 26일 아파트 및 상가 전체 구분소유자 460명 중 약 70% 이상의 동의를 얻어 K구청장에게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입안제안을 하였다. 

그런데 위원장인 B가 독단적으로 준비위원회를 운영한다는 이유로 일부 운영위원들은 2018년 12월 27일 준비위원회를 개최해 B를 위원장에서 해임한다는 결의를 했고, 2019년 1월 7일 개최된 준비위원회에서 F와 G를 공동위원장으로 선임하는 결의를 했다.

이에 대해 B는 자신을 위원장에서 해임한 결의는 운영위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지 못해 무효이고, 무효인 해임결의를 전제로 이루어진 공동위원장 선임결의도 절차상 하자가 중대해 무효라면서 법원에 준비위원회를 상대로 두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준비위원회를 대표한 공동위원장 F와 G는 B에 대한 해임결의 및 자신들을 공동위원장으로 선임한 결의는 2017년 4월 3일 및 11월 2일 선출된 추진위원 정원의 과반수가 각 해임 및 선임에 찬성했으므로 유효한 결의라고 다투었다. 

위 사건에서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어떤 단체가 외형상 목적, 명칭, 사무소 및 대표자를 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단의 실체를 인정할 만한 조직, 그 재정적 기초, 총회의 운영, 재산의 관리 기타 단체로서의 활동에 관한 입증이 없는 이상 이를 법인이 아닌 사단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2도19496, 19502 판결 등 참조)”고 전제했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당사자들이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운영규약은 공통적으로 아파트 구분소유자의 과반수 동의로서 준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준비위원회 구성동의서를 구분소유자들에게 배포한 적도 없는 이상 구분소유자 과반수로부터 준비위원회 구성에 관한 동의를 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준비위원회 가입 및 운영규약에 관한 동의 절차를 거친 바 없이, 과반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부 구분소유자들이 특정인을 위원장으로 선임하는데 찬성한다는 결의를 했다 하더라도 이 결의로써 운영규약에서 정한 준비위원회 성립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므로 “정비구역 지정 입안 제안을 위한 구분소유자들의 동의는 재건축 준비위원회의 구성과 무관한 것이므로 입안 제안에 대한 동의를 준비위원회 구성에 대한 동의로 해석할 수도 없고, 2017년 4월 3일 임명된 8명의 운영위원은 B가 일방적으로 지명한 것으로 적법하게 선임되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위원들이 추가로 선임한 3명의 운영위원도 모두 위원자격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이와 같이 준비위원회가 회원 가입 절차를 거치지 않아 구성원을 특정할 수 없고, 유효한 규약도 존재하지 않으며, 규약에 기초해 의사결정기관 및 대표자를 선임하는 등의 조직행위가 이루어진 사실도 없어 사단의 실체를 갖춘 비법인 사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여 B가 제기한 소는 당사자능력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소라는 이유로 각하 판결을 선고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4. 23. 선고 2019가합101227, 113442 판결). 

도시정비법상 정비사업조합은 법인이고, 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법인격없는 사단임에 명백하다.

반면 통상 정비구역지정 전 단계부터 조합설립추진위원회설립승인 전까지 활동하는 (가칭)추진위원회, 준비위원회, 추진준비위원회 등은 회원가입 절차와 가입자격, 규약 제정, 대표자 및 위원회의 구성 등을 제대로 하지 않고 정비사업 추진에 뜻을 함께 하는 일부 구분소유자들이 모여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준비위원회 등은 비법인 사단으로서의 소송상 당사자능력이 부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미리 확인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 

오민석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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