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강정호에 대한 KBO의 '솜방망이 징계'와 소급입법 금지의 원칙
조회수 174 등록일 2020-06-23
내용

 

화제의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대중문화·스포츠계 인물과 사건 등의 법적 쟁점에 대해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들이 칼럼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김철구 변호사는 프로야구 강정호 선수의 음주운전과 KBO의 징계 문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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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구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화제의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대중문화·스포츠계 인물과 사건 등의 법적 쟁점에 대해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들이 칼럼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김철구 변호사는 프로야구 강정호 선수의 음주운전과 KBO의 징계 문제를 다룹니다.


2020년 5월 5일 한국프로야구 2020 시즌이 개막하였습니다. KBO리그가 개막하고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에 한 선수의 복귀와 관련한 이슈가 있었는데요, 바로 옛 넥센히어로즈(현 키움히어로즈) 소속이었던 강정호 선수입니다.

강정호 선수는 2015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단으로 이적하였습니다.

메이저리거라는 꿈을 이룬 강정호 선수는 2016 시즌 타율 2할5푼5리, 홈런 21개, 타점 62개의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돌아온 한국에서 2016년 12월 2일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84%의 상태로 운전 중 도로시설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습니다.

그런데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발표한 수사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강정호 선수의 음주운전이 처음인 줄 알았던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넥센히어로즈 선수 시절인 2009년 8월과 2011년 5월 2차례 이미 음주운전으로 단속에 적발된 것이 확인돼 음주운전 삼진아웃제의 적용대상인 사실이 밝혀진 것이 강정호 선수를 응원하는 국민들에게 꽤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게다가 사고 직후 강정호 선수는 곧바로 차에서 내려 자신이 머물던 호텔로 도주하고 동승자였던 친구 유모씨만 현장에 남아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운전자 바꿔치기’의 가능성도 제기가 되었습니다.


우선 음주운전 삼진아웃제에 대하여 살펴보자면, 강정호 선수의 음주운전 사고 당시의 법률인 구 도로교통법(법률 제138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는 ①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 제45조, 제47조, 제93조 제1항 제1호부터 제4호까지 및 제148조의2에서 같다)을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경찰공무원은 교통의 안전과 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를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운전자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 ③제2항에 따른 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하여는 그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다. ④제1항에 따라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5퍼센트 이상인 경우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148조의2는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첫째, 제44조 제1항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으로서 다시 같은 조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한 사람. 둘째,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으로서 제44조 제2항에 따른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사람. ②제44조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첫째, 혈중알코올농도가 0.2퍼센트 이상인 사람은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둘째, 혈중알코올농도가 0.1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인 사람은 6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상 500만원 이하의 벌금. 셋째, 혈중알코올농도가 0.05퍼센트 이상 0.1퍼센트 미만인 사람은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③제45조를 위반하여 약물로 인하여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즉, 강정호 선수는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제1호 및 제44조 제1항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1심 법원은 강정호 선수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천500만원을 선고하였고, 강정호 선수의 항소에 대하여 2심 법원이 항소를 기각하면서 위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또한, 당시 사고현장에 남아 있던 유모씨는 범인도피죄로 3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졌습니다.

강정호 선수는 위와 같은 판결로 인하여 비자 발급이 거부되어 2년의 공백기를 가졌고, 2019 시즌을 앞두고 음주운전 당시 소속 구단이었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재계약에 성공하여 재기를 노렸으나 2년의 공백기를 극복하지 못한 부진한 성적으로 시즌 중 방출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습니다. 강정호 선수는 2020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내 타 구단과의 계약을 추진하였으나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메이저리그의 개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계약을 하지 못하고 KBO리그에 복귀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강정호 선수의 복귀 의사 표명에 따라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강정호 선수에 대하여 야구규약 제151조(품위손상행위)에 의거해 임의탈퇴 복귀 후 KBO리그 선수 등록 시점부터 1년간 유기실격(자격정지)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하였습니다.

KBO는 위와 같은 제재를 내린 이유가 강정호 선수에게 적용되는 현재 야구규약 조항은 2018년 9월 11일 개정된 것으로, 강정호 선수의 음주운전사고 후에 개정된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규정이 아닌 예전 규정을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KBO 상벌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솜방망이 징계'라는 많은 비판이 있습니다.

2019년 KBO 규약 제4조 제3항 제2호에서 KBO 총재는 개인이 KBO 규약을 위반하는 경우 재결을 통해 실격처분 또는 직무정지, 참가활동정지, 제재금 부과, 경고처분 등의 적절한 제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위 규약 제151조는 ‘선수, 감독, 코치, 구단 임직원 또는 심판위원이 마약범죄, 병역비리, 인종차별, 폭력, 성범죄, 음주운전, 도박, 도핑 등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총재는 실격처분, 직무정지, 참가활동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처분 등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음주운전이 3회 이상인 경우는 3년 이상의 유기실격의 제재를 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위 규약 제1조에서는 ‘총재는 리그의 무궁한 발전과 KBO의 권익을 증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KBO 규약에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도 제재를 내리는 등 적절한 강제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위 규약 부칙 제1조 및 제3조의 경과규정에 따라 강정호 선수에게 개정된 규약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형사법의 대원칙인 ‘소급입법 금지의 원칙’이 KBO 규약에도 적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KBO는 그렇다고 보아 강정호 선수에 대한 징계수위를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소급입법 금지의 원칙이란 피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헌법 등에 규정된 것으로서 이것이 KBO 규약에까지 적용되어야 할지는 의문입니다. 이번 사례와 같이 KBO에서 솜방망이 징계를 한다면 앞으로 제2의 강정호 선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차원에서 좀 더 강한 제재가 이루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김철구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webmaster@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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