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선행안건 가결 전제한 후속안건 처리 중 선행안건 부결되면
조회수 421 등록일 2020-05-11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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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민석 법무법인 산하 대표 변호사

B는 서울 C구에 소재한 아파트를 재건축하기 위해 설립된 재건축조합이고, A등은 정비사업구역 내 상가소유자들로 B의 조합원들이다.

B아파트 재건축정비계획에는 상가신축이 예정되어 있지 않았고, B조합이 수립한 사업시행계획에도 상가 신축에 관한 사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A등 상가소유자들은 B조합의 설립추진위원회 시절부터 신축아파트의 분양권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C구청의 중재 하에 상가소유자들과 B조합 사이에서는 재건축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부분의 상가소유자들에게 아파트를 분양하는 방향으로 사업 진행을 합의했다.

이런 경과로 B조합의 정관에는 상가소유자들 중 종전자산가액이 아파트 최소분양단위 규모의 종후평가액에 총회에서 정하는 일정 비율(이하 ‘추산액 비율’이라 한다)을 곱한 가액 이상인 경우 아파트를 분양한다는 규정을 삽입했다. 

B조합은 2017년 12월 22일 관리처분계획수립을 위한 조합원 임시총회를 개최하면서 제1호 안건으로 추산액 비율을 0.2로 한다는 안건을, 제2호 안건으로 정관 변경의 안건을, 제3호 안건으로 관리처분계획 수립의 건을 각 상정했다.

특히, 제3호 안건의 경우 추산액 비율을 0.2로 하여 수립한 관리처분계획 1안과 추산액 비율을 1로 하여 수립된 관리처분계획 2안을 각 첨부하면서, 제1호 안건의 가부에 따라 각 달리 관리처분계획안을 상정해 의결하고 인가를 신청하려는 의도였다. 

총회 당일 제1호 안건은 총 조합원 1천61명 중 참석조합원 948명이 투표에 참가해 찬성 673명, 반대 259명, 무효 및 기권 16명으로 참석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은 얻었으나 총 조합원 2/3 이상의 찬성은 얻지 못했다.

조합장은  과반수 찬성으로 1호 안건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하면서 2,3호 안건 등 나머지 안건을 일괄상정해 투표를 실시하던 중 조합원 일부로부터 제1호 안건이 조합원 자격과 관련된 사항으로 조합원 2/3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를 받아 현장에 있던 변호사의 자문을 얻어 1호 안건이 부결되었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제2, 3호 안건이 가결될 경우 추산액 비율을 1로 하여 수립한 관리처분계획 2안으로 인가신청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제2호 정관변경의 건과 제3호 관리처분계획 수립의 건이 총 조합원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 가결되자 B조합은 관리처분계획 2안으로 인가를 신청했고, C구청장이 이를 인가하자 현금청산대상자가 된 A 등 상가조합원들은 B조합을 상대로 관리처분계획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A 등은 조합원의 자격에 관한 사항은 이미 정관에 마련되어 있고, 제1호 안건은 단순히 추산액 비율만을 정하는 것으로 참석조합원 과반수 동의만 얻으면 가결 처리하는 것이 옳고, 설혹 그것이 아니더라도 이미 1호 안건의 가결을 전제로 나머지 안건의 상정 및 심의, 표결을 진행하던 중 부결을 선언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여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조합은 추산액 비율은 상가소유자들에게 조합원 자격을 주는 기준을 정하는 것으로 조합의 비용부담에 관한 사항에 중대한 변경을 가져와 조합원 2/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고, 관리처분계획수립에 관한 의결은 제1호 안건의 가부에 따라 추산액 비율을 0.2 또는 1로 하여 각 수립된 관리처분계획 중 어느 하나를 인가 신청하기로 하는 의견을 묻는 것이므로 제1호 안건이 부결된 이상 관리처분계획 2안이 의결된 것으로 보아 인가를 신청한 것은 적법하다고 다투었다. 

이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제1호 안건이 가결될 경우 부결되는 경우와 비교해 조합원 종전자산평가액은 2.15%(약 240억원), 조합원 분담금 총액 15.46%(약 260억원)가 각 증가하는 사정에 비추어 ‘조합원의 자격에 관한 사항’이나 ‘조합의 비용부담’이 조합원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실질적으로 변경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조합원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사항”이라고 했다. 

그러나 “의장이 제1호 안건의 상정, 심의, 표결을 거쳐 가결을 선포한 후 나머지 안건의 상정 및 심의와 표결이 이미 진행된 이상 제3호 안건에 대한 표결 결과는 제1호 안건의 가결을 전제로 수립된 관리처분계획 1안에 대한 의결로 보아야 할 것이지, 제1호 안건의 의결정족수 오해로 사후적으로 부결 선언을 하였다 하여 관리처분계획 2안에 대한 심의나 의결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추산액 비율을 1로 하여 수립된 관리처분계획의 적법한 의결을 전제로 한 관리처분계획 전부를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B조합이 제1호 안건의 부결을 정정선언하려 했다면 이미 진행된 나머지 안건의 상정 및 심의, 표결을 취소하고 다시 안건상정 및 심의, 표결을 진행했어야 한다.

오민석 대표변호사/법무법인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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