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수의계약 or 경쟁입찰’ 입주민 의견 묻는 투표에 대한 시정명령 ‘취소’ 시정명령 전 의견제출 기회 미부여 ‘위법’
조회수 328 등록일 2019-10-31
내용

 

<관련기사 제1132호 2019년 8월 7일자 게재>

인천지방법원 제1행정부 판결

사 건 2019구합1269 주택관리업자의 선정 등에 따른 시정명령 취소
원 고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피 고 관할관청
판결선고 2019. 7. 4.


주 문

1. 피고가 2019. 3. 12. 원고에게 한 시정명령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인천 부평구 A아파트의 동별 대표자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기존 주택관리업자인 B주식회사와의 위탁관리계약 기간이 2018. 9. 29. 만료됨에 따라 주택관리업자 선정에 관해 경쟁입찰 방법과 기존 주택관리업자와의 수의계약 방법 중 어떤 방식에 따를 것인지를 논의했는데, 2019. 2. 19. 주택관리업자 선정 방식을 입주민 투표로 결정하기로 의결했다.
다. 피고는 원고가 경쟁입찰 방법이 아닌 기존 주택관리업자와의 수의계약 방법으로 주택관리업자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민원을 접수하고 원고에게 그에 대한 의견을 조회했는데, 원고는 2019. 3. 7. 피고에게 경쟁입찰 방법으로 새로운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하는 경우 기존 주택관리업자와 재계약하는 경우와 비교해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연차휴가수당 지급액이 증가해 입주민의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이 발생하게 되므로 입주민의 이익을 보호하고 입주민의 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입주민 투표를 통해 주택관리업자 선정 방식을 결정하고자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했다.
라. 피고는 2019. 3. 12. 원고에게 기존 주택관리업자를 수의계약 방법으로 다시 선정하려는 경우에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5조 제2항 제2호 및 이 사건 아파트의 공동주택 관리규약 제44조에 따라 계약만료 60일 전까지 입대의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해 10일 이상 홈페이지 및 게시판에 공개하고 입주자 등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데 원고가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존 주택관리업자를 수의계약 방법으로 다시 선정할 수는 없으니 주택관리업자 선정에 관해 경쟁입찰 방법에 따른 조치를 하고 입찰공고 등 시정된 사항을 2019. 4. 19.까지 제출하라는 내용의 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 제1항에 따른 시정명령(이하 ‘이 사건 처분’)을 했다.
마. 한편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민들이 2019. 3. 15. 주택관리업자 선정 방식에 관한 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308가구 중 210가구(약 68.18%)가 투표를 해 그 중 191가구(약 90.95%)가 기존 주택관리업자와의 수의계약 방법에 찬성했따.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중략)
나. 관계법령(중략)
다. 판단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3항, 제4항, 제22조에 의하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의 제목’,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않는 경우의 처리방법’, ‘의견제출기관의 명칭과 주소’, ‘의견제출기한’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해야 하고, 의견제출기한은 의견제출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을 고려해 정해야 하며, 다른 법령 등에서 필수적으로 청문을 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줘야 하며, 다만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 처분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사전통지나 의견제출의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처분은 위법해 취소를 면할 수 없다. 그리고 여기에서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행정처분의 성질에 비춰 판단해야 하며, 처분상대방이 이미 행정청에 위반사실을 시인했다거나 처분의 사전통지 이전에 의견을 진술할 기회가 있었다는 사정을 고려해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두4181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의 주택관리업자 선정에 관해 경쟁입찰 방법에 따른 조치를 하고 입찰공고 등 시정된 사항을 제출할 것을 명하는 내용인 점, 공동주택관리법 제102조 제2항 제7호는 제93조 제1항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자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그 처분서에 시정명령 미이행 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문구를 함께 기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처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기에 앞서 원고에게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22조 제3항에 따라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줬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기에 앞서 원고에게 위와 같은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았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춰 이 사건 처분이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제3호, 제22조 제4항의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절차의 예외 사유인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22조 제3항에 따른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뤄진 것이어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해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다.
①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제22조 제4항의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절차에 대한 예외 사유는 행정의 공정성·투명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행정절차법의 목적에 비춰 엄격하게 해석돼야 한다.
②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공동주택관리의 효율화와 입주자 등의 보호를 위해 입대의 등에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 제1항에 따라 공동주택관리의 효율화와 입주자 등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명령으로서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 관련된 여러 이익의 형량을 해야 하고, 이와 같은 이익 형량을 위해서는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입주민의 경제적 부담 증가의 어려움 등을 주장하는 원고에게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③피고는 이 사건 처분이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3조 제4호의 ‘법령 또는 자치법규에서 준수해야 할 기술적 기준이 명확하게 규정되고, 그 기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사실을 이유로 처분을 하려는 경우로서 그 사실이 실험, 계측, 그 밖에 객관적인 방법에 의해 명확히 입증된 경우’로서 사전통지를 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처분이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3조 제4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후략)


재판장 판사 정성완 판사 오흥록 판사 박재성


평 석

법무법인 산하
김 미 란 변호사

1. 사건의 경위
가.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기존 주택관리업자인 B사와의 위탁관리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주택관리업자 선정에 관해 경쟁입찰 방법에 의할지 B사와의 수의계약에 의할지 여부를 입주민 투표로 결정하기로 의결했다.
나. 관할관청은 위 의결에 대한 민원이 접수되자 A아파트 입대의에 의견을 조회했는데 경쟁입찰 방식으로 새로운 주택관리업자가 선정되면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연차휴가수당 지급액 증가로 입주민의 부담이 증가한다는 이유로 입주민의 이익 보호 및 자치 실현을 위해 입주민 투표로 주택관리업자 선정방식을 결정하려 한다는 회신을 받았다.
다. 이에 관할관청은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5조 제2항 제2호 및 A아파트 관리규약 제44조에 따라 계약 만료 60일전까지 입대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해 10일 이상 홈페이지 및 게시판에 공개하고 입주자 등 의견을 청취해야 함에도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기존 주택관리업자와의 수의계약 방식은 불가능한 바, 경쟁입찰 방법에 따라 입찰 공고 등 시정된 사항을 제출하도록 시정명령을 했다(이하 ‘본건 처분’이라 약칭).
라. 본건 처분에도 불구하고 입주민 투표 결과는 전체 308가구 중 210가구 투표하고, 그중 191가구가 기존 주택관리업자와의 수의계약에 찬성하는 것이었다. 이에 A아파트 입대의는 관할관청을 상대로 본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2. 법원의 판단
가. 원고 A아파트 입대의 주장의 요지
A아파트 입대의는 본건 처분이 행정절차법 제21조, 제22조에 따른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동법 제26조에 따른 불복방법 고지를 하지 않았다면서 절차상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본건 처분은 공동주택관리법에 주택관리업자 선정 방식을 입주민 투표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규정이 없고, 입주민들의 직접적 의사결정은 존중돼야 하는 점, 경쟁입찰 방법으로 새로운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하려면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이 증가되는 점 등에 비춰 보더라도 실체상으로도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나.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3항, 제4항, 제22조에 따르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는 처분의 제목,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의 처리방법, 의견제출기관의 명칭과 주소 및 기한 등을 당사자에게 통지해야 하고, 이는 의견제출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을 고려해 정해야 하며 필수적으로 청문이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는 반드시 줘야 한다. 다만,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 처분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않을 수 있다.
다. 따라서 행정청이 침익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사전통지나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면 사전통지나 의견제출이 불필요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한 해당 처분은 위법하다. 또한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행정처분의 성질에 비춰 판단해야 하고, 처분 상대방이 이미 행정청에 위반 사실을 시인했다거나 처분의 사전통지 이전에 의견을 진술할 기회가 있었다는 사정을 고려해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두 41811 판결 등).
라. 본건 처분은 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 제1항에 따라 A아파트의 주택관리업자 선정은 경쟁입찰 방법에 따르도록 하고 입찰 공고 등 시정된 사항을 제출하라고 명하는 내용이며, 동법 제102조 제2항 제7호는 동법 제93조 제1항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본건 처분서에도 시정명령 미이행 시 과태료 부과 문구가 기재된 점 등에 비춰 A아파트 입대의에 의무를 부과하는 처분인 바, 구청장은 처분에 앞서 원고에게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22조 제3항에 따라 사전통지 또는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했어야 한다.
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전통지나 의견 제출의 기회 없이 이뤄진 본건 처분은 특별히 사전통지나 의견청취 절차의 예외를 인정할 만한 사정도 없는 바, 위법하므로 본건 처분을 취소한다.

3. 판례평석
처분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실체상으로도, 절차상으로도 적법성을 두루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침익적 행정처분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절차는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엄중하게 지켜져야 하며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예외는 엄격히 제한돼야 할 것이다. 관련 법령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면서 이를 지키라고 시정명령을 내리는 관할관청이 적법 절차를 준수하지 못해 해당 처분이 취소된다는 것은 지도·감독기관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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