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 속 법 이야기 〈3〉법보다 주먹, 해결사 드리스는 강요죄?
조회수 220 등록일 2019-10-30
내용
화제의 방송 드라마, 영화 콘텐츠 중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법적 쟁점을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들이 칼럼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이병하 변호사는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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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하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오페라를 보고 미술관에 가는 것이 취미인 필립은 항상 예의 바르고 법을 잘 지키는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대문 앞에 주차를 해 놓아도 구두로 주의만 줄 뿐입니다. 물론 구두 경고는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드리스는 다릅니다. 대문 앞에 주차를 하고 있던 주민을 혼쭐을 내주며 주차금지구역임을 제대로 상기시켜 줍니다. 그 주민은 다시는 대문 앞에 주차하지 않았고 필립도 만족스러워합니다.

다른 사람이 내 대문 앞에 주차하는 것은 위법한 행동일까요? 영화상 대문 앞 도로의 성격이나 소유자를 알 수는 없으나 사유지라면 불법 주정차라는 이유로 벌금 및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지자체에서 견인 조치를 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아예 길을 막아 교통을 방해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형법 제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할 수는 있습니다. 예전에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주차장 입구를 막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이와 같은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에도 주차장 입구를 막은 주민은 도로교통법상 불법 주정차라는 이유로 처벌되거나 견인된 것이 아니었고,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받고 차는 본인이 직접 견인업체에 견인을 부탁하였습니다.

만약 사유지가 아닌 도로교통법상 도로로서 도로교통법 제32조, 제33조 등 법이 규정한 바를 위반하여 불법 주정차를 하였다면 벌금 및 과태료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지자체에서 견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도로교통법상 불법 주정차였다면 경찰이나 지자체에 신고를 했어야 했고 사유지였다면 별도의 민사소송을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하겠지만, 드리스는 해결사답게 1분도 안 돼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주민을 혼쭐내는 과정에서 폭행죄 등이 문제 될 수 있었지만 다행히 이번에도 잘 넘어갔습니다.

드리스는 필립의 딸 문제에도 해결사로 나섭니다. 딸이 남자친구에게 차이면서 심한 말을 듣자, 드리스는 이 남자친구를 찾아가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면서 매일 빵을 사서 필립의 딸에게 줄 것을 요구합니다. 이에 겁을 먹은 남자친구는 드리스의 말에 따라 매일 빵을 사 갑니다.

드리스의 행동은 형법 제324조 강요죄나 형법 제350조 공갈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강요죄나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 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는데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말이나 행동을 통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면 족하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드리스는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매일 빵을 사 올 것을 요구하였는데 아무리 나쁜 남자친구라도 매일 빵을 사 올 의무는 없으니 강요죄 또는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사실 빵보다는 진심 어린 사과가 더 좋겠지만 사과가 없으면 빵이라도 주면서 기분을 풀어줘야겠네요.

이렇게 유쾌하고 솔직한 드리스는 필립네 식구들에게 도움을 주며 큰 힘이 됩니다. 이후 둘은 잠깐 헤어지기도 하지만 서로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며 이내 다시 만나게 되죠. 필립과 드리스의 우정은 더욱 깊어지고 서로 없어서는 안 될 둘도 없는 친구가 되며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다음 회에는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법한 행동을 한 드리스는 나쁜 사람이고 영화는 이런 드리스를 미화한 것뿐일까요.

이병하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lt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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