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관리소장에 구상권 행사한 주택관리업자 ‘패소’
조회수 1,866 등록일 2019-09-24
내용

 

<관련기사 제1076호 2018년 6월 6일자 게재>


인천지방법원 제7민사부 판결
사 건 2017나10299 구상금
원고, 항 소 인 A사
피고, 피항소인 B
제1심판 결 인천지법 부천지원 2017. 9. 14. 2017가소8377
판결선고 2018. 5. 3.

주 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40만원 및 이에 대해 2017. 3. 17.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원인변경 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인천 부평구 C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주택관리업자다.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돼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한 자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관리업무를 수행해야 할 주택법령상 또는 근로계약상 의무가 있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으로서 2012년 장기수선공사의 공사업체 선정 과정에서 관련 법령에서 정하지 않은 사유를 들어 당해 입찰이 유찰되도록 했고, 시설물보완공사에 장기수선계획서에 없는 항목을 포함하거나, 장기수선계획서상의 공종별 공사금액을 초과한 금액으로 균열보수 및 재도장 공사계약을 체결하는 등 주택법령상 또는 근로계약상 요구되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
이로 인해 원고는 2016. 9. 7. 부평구청으로부터 주택법 위반 등을 이유로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아 2016. 10. 4. 과태료 240만원을 납부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으로서 원고에게 240만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살피건대, (중략)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원고는 2011. 12. 22.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위탁관리수수료 월 25만8,050원(부가가치세 별도), 계약기간 2012. 1. 17.부터 2015. 1. 16.까지로 정해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수탁받는 내용의 공동주택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한 사실 ②피고가 2012. 7. 17. 원고에게 고용돼 그 무렵부터 2013. 7. 22.까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한 사실 ③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는 2012. 8. 23. 2012년 장기수선공사의 공사업체 선정 과정에서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에 따른 입찰 무효사유가 아님에도 낙찰된 업체의 최저가 입찰가격이 1억5,000만원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당해 입찰을 유찰시키기로 결의한 사실 ④이 사건 아파트에 관해 2012. 8. 30. 도급인을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 수급인을 D건설 주식회사, 계약금액을 3억5,126만3,000원으로 하는 시설물보완공사계약이 체결되고 2012. 9. 17. 도급인을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 수급인을 주식회사 E, 계약금액을 1억4,850만원으로 하는 균열보수 및 재도장 공사계약이 체결된 사실 ⑤부평구청장은 2016. 9. 7.경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주체가 ㉠2011년부터 2012년 사이에 장기수선계획서상의 공종별 공사금액을 초과해 공사를 진행하거나 장기수선계획서에 없는 항목을 포함해 공사하고 ㉡2012년 이전에는 장기수선충당금을 별도 계좌로 관리하지 않았으며 ㉢2012년 장기수선공사 업체 선정 시 관련 법령에 규정되지 않은 사유를 문제 삼아 입찰을 유찰시키는 등 관련 주택법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과태료를 부과(이하 ‘이 사건 과태료 부과처분’이라 한다)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위 인정사실들만으로는 피고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거나 피고가 주택법 등 법령을 위반한 행위로 인해 이 사건 과태료 부과처분이 이뤄졌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①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장기수선공사의 공사업체 선정 입찰의 유찰을 결의한 시점은 2012. 8. 23.경이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과태료 부과처분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피고가 도급인이 된 시설물보완공사계약은 2012. 8. 30.경, 균열보수 및 재도장공사계약은 2012. 9. 17.경 각 체결됐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피고가 이 사건 관리소장으로 임명된 것은 2012. 7. 17.로, 그로부터 불과 1~2개월 이내에 위와 같이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유찰 결의가 이뤄지거나 위 각 공사계약이 체결된 점에 비춰 위 각 결의 등은 피고가 관리소장으로 임명되기 전에 이미 상당한 의견수렴, 의사확인 등의 절차가 진행됐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위 유찰 결의나 위 각 계약 체결의 위법성이 지적된 것만으로 여기에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거나, 법령 위반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위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과태료 부과처분의 원인사실에는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임명되기 전에 발생한 2011년도의 장기수선공사 관련 사항, 2012년도 이전의 장기수선충당금 관리사항 등의 사유들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설령 이 사건 과태료 부과처분의 원인사실 중 일부에 관해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주의의무 위반과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액(원고가 납부한 과태료)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구 주택법(2015. 8. 11. 법률 제134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주택법’이라 한다)은 주택관리업자가 공동주택의 관리주체가 돼 공동주택을 관리할 때, 주택관리사 등을 공동주택의 관리소장으로 배치해 업무를 집행하도록 하면서도(제55조), 관리주체가 관련 법령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 장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당해 관리주체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01조). 이는 구 주택법이 관련 법령에 따라 공동주택을 관리할 의무 및 그 위반에 따른 책임을 원칙적으로 관리주체인 주택관리업자에게 귀속시키려는 것으로, 주택관리업자에게 부과된 과태료를 주택관리사인 관리소장에게 손해배상 등의 명목으로 부담시키는 것은 위와 같은 구 주택법의 취지를 형해화할 수 있어, 그 요건을 엄격히 해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해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진화
판사 류일건
판사 한지윤

평 석

법무법인 산하
김 미 란 변호사

1. 사건의 경위

가.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는 주택관리업자고,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돼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한 자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관리업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는 2011. 12. 22.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고, 2012. 1. 17.부터 2015. 1. 16.까지 관리업무를 위탁받았다. 피고는 2012. 7. 17. 원고에게 고용되어 그 무렵부터 약 1년간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했다.

다.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2012. 8. 23. 2012년 장기수선공사의 공사 업체 선정과정에서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에 따른 입찰무효사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낙찰 업체의 최저가 입찰가격이 1억5,000만원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입찰을 유찰시켰고, 2012. 8. 30. 도급인을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해 시설물보완공사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제1공사계약’이라 약칭), 2012. 9. 17. 도급인을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해 균열보수 및 재도장공사 계약(이하 ‘제2 공사계약’이라 약칭)을 체결했다.

라. 관할관청은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주체가 2011년부터 2012년 사이에 장기수선계획서상의 공종별 공사금액을 초과해 공사를 진행하거나 장기수선계획에 없는 항목을 포함해 공사한 점, 2012년 이전에는 장기수선충당금을 별도 계좌로 관리하지 않은 점, 2012년 장기수선공사 업체 선정 시 관련 법령에 규정되지 않은 사유를 문제 삼아 입찰을 유찰시키는 등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면서 원고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이하 ‘이 사건 과태료 부과처분’이라 약칭).

마. 원고는 피고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관할관청으로부터 이 사건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아 과태료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면서 피고에게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 법원의 판단

가.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장기수선공사의 공사업체 선정 입찰의 유찰을 결의한 시점은 2012. 8. 23.이고, 제1 공사계약은 2012. 8. 30.경, 제2 공사계약은 2012. 9. 17.경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 임명된 2012. 7. 17.부터 불과 1~2개월 이내에 이뤄진 점에 비춰 이와 같은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의나 계약 체결은 피고가 관리사무소장으로 임명되기 전에 이미 상당한 의견 수렴 및 의사 확인 등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나. 그러므로 이 사건 과태료 부과처분으로 위 유찰 결의나 각 계약의 체결과정에 위법성이 지적된 사실만으로 피고에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거나 법령 위반 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특히 이 사건 과태료 부과처분의 원인사실에는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 임명되기 전에 발생한 2011년 장기수선공사와 관련된 사항, 2012년 이전의 장기수선충당금 관리사항 등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과태료 부과처분의 원인사실 중 일부에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 해도 그것과 원고 주장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라. 무엇보다 원고와 같은 주택관리업자가 공동주택의 관리주체가 되는 경우 관리주체의 법령 위반 시 관리주체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공동주택을 관리할 의무 및 그 위반에 따른 책임을 원칙적으로 관리주체인 주택관리업자에게 귀속시키려는 것이다. 따라서 주택관리업자에게 부과된 과태료를 주택관리사인 관리소장에게 손해배상 등의 명목으로 부담시키는 것은 이와 같은 구 주택법의 취지를 형해화할 수 있어 요건을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면서 기각했다.

3. 판례평석

구상이란 다른 사람 대신 채무를 변제한 경우 그 사람에 대해 갖는 상환 청구를 뜻한다. 흔히 보험사가 일단 피해를 변상한 후, 손해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게 구상하는 경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위탁관리의 경우 관리주체와 관리사무소장의 관계도 이와 같은 구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위탁관리방식에서 관리주체는 주택관리업자이므로 관리주체로서의 권리·의무뿐 아니라 과태료 부과 대상 역시 주택관리업자다. 그러나 실제로 업무를 수행한 것은 관리사무소장이므로 주택관리업자가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아 이를 납부한 후 관리사무소장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라면서 구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구상관계가 예정된 법률관계에서는 간혹 구상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손해의 발생을 예방하는 데 소홀하거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들어와도 적극적으로 다투지 않는 병폐도 생길 수 있다.
위 판결은 위탁관리의 경우 관리주체인 주택관리업자가 관리사무소장에게 구상할 수 있는 요건을 엄격히 함으로써 구상하면 그 뿐만이라는 생각으로 자칫 해이해질 수 있는 관리주체의 책임의식에 경종을 울리고, 관리주체로서 주택관리업자가 부담해야 할 책임의 엄중함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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